책 {사피엔스} 진화와 허구의 힘, 삶에 적용, 허구를 믿는 인간의 힘
인간의 진화와 그 과정에서 쌓아온 지식, 그리고 우리가 만들어낸 허구의 세계가 어떻게 현재의 사회를 형성 했는지에 대한 호기심을 가져본적 있나?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는 바로 이 질문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한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인류의 기원을 추적하며, 우리가 지금의 문명을 이룩하게 된 과정을 밝혀낸다. 진화론적인 관점에서 시작하여, 인간이 창조한 신화와 상징, 그리고 그로 인해 탄생한 문화적 혁명까지 다양한 시각을 제시하며 인간의 삶을 재조명한다. 본 글에서는 {사피엔스} 에서 제시된 핵심 아이디어와 그 교훈을 살펴보며, 우리가 어떻게 오늘날의 사회를 구축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통찰을 나누고자 한다.
1. 진화와 허구의 힘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는 인류의 기원을 넘어, 인류가 어떻게 지금의 문명을 이룩하게 되었는지를 탐구하는 지적인 여정이다. 이 책은 약 1만 년 전 수렵 채집 사회에서 시작해, 농업 혁명, 인지 혁명, 과학 혁명, 자본주의의 등장과 현대 사회까지 인간 문명의 흐름을 하나의 서사로 엮어낸다. 하라리는 “인간은 어떻게 지구의 지배자가 되었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호모 사피엔스가 어떻게 상상력과 협동을 통해 세상을 바꾸어 왔는지를 밝힌다. 가장 핵심적인 개념 중 하나는 ‘허구’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은 실재하지 않는 신, 국가, 돈, 법 같은 개념들을 믿음으로써 대규모 집단이 유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인간만이 가진 고유한 능력이며, 다른 종들과의 근본적인 차이를 만든다. 특히 하라리는 농업 혁명을 ‘인류 최대의 사기’라고 표현하며, 이로 인해 인간은 풍요를 얻었지만 동시에 자연과 유리되고, 공동체가 해체되며 삶의 질은 오히려 낮아졌다고 주장한다. 산업 혁명 이후 인류는 기술과 자본주의의 힘으로 전례 없는 발전을 이루었지만, 그 과정에서 인간성은 위협받고 있다. 하라리는 현대 사회의 소비주의와 행복 추구 방식이 근본적으로 ‘의미의 허상’에 기반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예를 들어, 기업이 창조한 브랜드와 마케팅이 개인의 정체성까지 지배하게 된 상황은 자본주의의 강력한 허구 시스템을 잘 보여준다. {사피엔스} 는 단순한 인류의 연대기를 넘어,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 어떻게 생각하고 믿으며 행동해 왔는지를 통찰한다. 그 통찰은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에 의문을 던지며, 앞으로 어떤 존재가 될 것인지에 대한 방향성도 묻는다. 인간은 문명을 일궈냈지만, 그것이 진정한 진보인지에 대한 회의와 성찰을 남긴다. 이 책은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며 인류의 본질을 되짚어보고, 나아가 미래를 고민하게 하는 철학적이고도 실용적인 안내서다.
2. 삶에 적용
독서 활동의 끝은 내가 형성한 사고 체계를 기반으로 실생활에 적용해 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피엔스}는 우리 실생활에 적용하기엔 너무 먼 과거이고, 고차원적이라 어렵다는 의견이 만연하다. 이 책은 단순한 인류의 역사서가 아니다. 이 책은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의 근원을 거슬러 올라간다. 자세히 말해 돈을 벌고, 소비하고, 관계를 맺고, 미래를 설계하는 그 모든 행동이 어떻게 형성 되었는 지를 근원부터 되짚는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에서 얻은 통찰은 철학적 사색이나 교양적 독서에 머물지 않고, 우리 일상의 실천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사피엔스} 는 “공통된 허구”의 힘을 강조한다. 인간은 실재하는 것만이 아니라, ‘존재한다고 믿는 것’을 통해 협력하고 체제를 유지한다. 돈, 회사, 국가는 실질적 실체보다도, 모두가 믿는 ‘개념’에 기반한 허구이다. 이 사실을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더 이상 ‘당연한 것’에 맹목적으로 복종하지 않고, 내가 어떤 시스템에 속해 있고, 어떻게 소비와 노동을 선택할 것인지 자각할 수 있다. 예시를 한 가지 들어보자면, 인간관계와 소셜미디어 측면에서 인간이 공동체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달시킨 ‘가십 욕구’, ‘명성에 대한 집착’ 등이 SNS 시대에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면, 타인의 시선보다 나의 내면에 집중할 필요성을 느낄 수 있다. 결국 {사피엔스}는 우리로 하여금 지금의 삶을 “이것이 당연한가?”라고 묻도록 유도한다. 일상에서의 작은 실천은 바로 여기서 시작된다. 가령, 오늘 하루 내가 한 선택들(무엇을 먹고, 어디에 돈을 쓰고, 누구와 시간을 보냈는지)의 배경에 깔린 신념과 사회적 구조를 의식하는 순간, 우리는 더 자율적이고 책임 있는 ‘현대의 사피엔스’가 되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3. 허구를 믿는 인간의 힘
{사피엔스} 를 읽으며 가장 깊게 남은 질문은 “우리는 왜 실재하지 않는 것들을 믿고, 그것이 마치 절대적인 진리인 것처럼 행동할까?”라는 것이었다. 유발 하라리는 인간이 ‘허구’를 믿는 능력 덕분에 공동체를 이루고, 법과 종교, 국가와 같은 거대한 시스템을 창조했다고 말한다. 나는 이 설명을 통해, 그동안 너무도 당연하게 여겨왔던 사회의 구조와 질서가 사실은 모두 ‘사람이 만든 이야기’라는 사실에 전율을 느꼈다. 주위를 둘러보니 실존하는 것들 조차 실존하지 않는 것들이 기반이 된 경우가 상당히 많아서 충격이었다. 우리가 믿는 돈, 회사, 국가조차 종이 위의 약속일 뿐이며, 다수가 신뢰할 때만 의미를 갖는다는 사실은 충격적이었다. 그렇다면 성공의 필수적 요소로는 실존하지 않는 것을 형성하고 그것으로 하여금 대중이 신뢰하게 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동시에 이것은 악용할 시 피해가 엄청나므로 절대 악용하면 안된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 이 책은 나로 하여금, 내가 속한 세계를 다시 질문하게 만들었고, 무언가를 '절대적'이라 여길 때조차 그 근원이 무엇인지를 성찰하게 했다. 그 근원이 정말 신뢰해도 되는 것인지 {사피엔스}를 읽고 자신만의 기준을 형성하고 경험으로 그 기준을 견고화하는 작업이 필수적이라 생각한다. 아마도 이런 질문을 던지는 것, 그 자체가 사피엔스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